일 년 중 가장 더운 날을 뜻하는 복날에는 ‘복달임’ 음식을 잘 먹어야 한다. 수 많은 메뉴 중에서도 특히 닭은 가장 대중적이면서도 사랑받는 ‘복달임’ 음식으로 꼽힌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닭은 “오장의 다섯 가지 허양 증상을 다스리며 기력을 늘린다”고 전해진다. 닭고기와 인삼, 황칠, 옻 등 각종 한약재를 넣어 요리한 닭백숙은 특유의 누린내가 없고 더운 성질의 재료들이 속을 보호해주는 것으로 전해진다. 광주지역에서 제대로 된 닭 백숙을 맛볼 수 있는 곳을 꼽으라면 토종닭으로 황칠백숙을 요리하는 북구 용봉동 ‘고산 촌닭’을 떠올린다.
◇황칠나무 넣어 시원한 국물 ‘일품’
북구 용봉동에서 3년째 운영 중인 고산촌닭의 대표요리는 황칠 백숙이다. 황칠 백숙은 토종닭에 황칠나무, 대추, 감초, 생강, 대나무 이파리 등을 넣고 압력솥에 삶은 것을 말한다. 토종닭은 일반 닭보다 살이 적은 대신 육질이 단단하다. 그래서 그냥 솥에 삶으면 자칫 육질이 질겨질 수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토종닭을 삶을 때는 주로 압력솥을 쓴다. 삶은 시간도 중요한데 고산 촌닭의 황칠 백숙은 딱 30분만 삶는다. 그래서 부드럽지만 쫄깃한 식감의 토종닭을 맛볼 수 있다.
황칠 백숙을 주문하면 큼지막한 도자기 그릇에 실한 백숙이 나온다. 황칠과 각종 한약재가 듬뿍 들어가 국물을 떠먹을 때마다 시원하고 건강해지는 느낌이 든다. 황칠의 향이 진하게 올라오지만 과하지 않다. 고기는 기호에 따라 소금을 찍어 먹어도 좋고 김치에 싸 먹어도 좋다.
밑반찬은 주인장이 직접 만든 묵은지와 갓김치, 참외 김치, 당귀 장아찌 등이 나온다. 또 대부분 한 입 크기로 잘라 나와 먹기 편하다. 특히 녹두죽과 닭고기를 참외장아찌에 싸 먹는 맛은 환상적이다. 백숙을 다 먹으면 나오는 녹두죽은 녹두와 찹쌀, 멥쌀을 넣고 끓여 구수해 식사를 깔끔하게 마무리하기 좋다.
이 집 닭은 아침과 오후 하루 두 번씩 거래처에서 막 잡은 닭을 공수받아 신선도가 높다. 대신 생닭이 다 떨어지면 주문을 마감하기 때문에 예약을 꼭 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