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맛집 해동활어-여름철 보리굴비의 ‘유혹’

2020-08-31     남도저널

장마철에 들어서서 무더위 아니면 비가 반복되는 요즘, 후텁지근하고 습한 날씨가 이어질수록 입맛을 잃기 쉽다. 이럴 때일수록 입맛을 확 돋워주는 음식이 절실하다. 

수많은 음식 중 특히 보리굴비는 축축 처지고 기운 없는 여름 정신을 번쩍 깨우는 강렬한 향과 짭조름한 맛으로 잃어버린 입맛을 찾는 데 제격이다. 

광주에서 보리굴비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서구 마륵동의 해동활어를 떠올린다.

보리굴비는 해풍에 말린 참조기를 항아리에 담고 보리를 채워 보관하여 곰팡이가 나지 않게 숙성시킨 굴비를 이른다. 

즉, 굴비를 보리쌀에 넣어 보관했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일 년 이상 해풍에 말린 굴비를 통보리에 넣어 항아리에 저장하면 보리의 쌀겨 성분이 굴비를 숙성시키면서 맛이 좋아지고, 굴비가 보리의 향을 받아들여 비린내가 없어진다.

또한 굴비 속의 기름이 거죽으로 배어 나오면서 노란색을 띠게 된다. 보리 항아리에 보관해 둔 굴비를 먹을 때는 쌀뜨물에 담갔다가 살짝 쪄서 먹으면 독특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요즘 먹는 ‘보리굴비 정식’에는 보리굴비 대신 말린 부세가 올라간다. 참조기는 구하기도 힘들고 가격도 비싼 탓이다.

부세는 참조기와 비슷한 생김새와 맛을 지녔는데 참조기보다 가격이 싸고 크기도 크다. 

부세는 단백질이나 무기질 중에 칼슘이 풍부하고 심혈관 계통이나 신경 안정을 주는 타우린 성분도 다량 함유된 보양식이다.

해동활어에서 보편적으로 많이 찾는 메뉴는 보리굴비와 광어회가 포함된 점심 특정식이다. 음식을 주문하면 가장 먼저 주인장의 정성이 듬뿍 담긴 전채요리가 깔린다. 과일 소스를 곁들인 연어샐러드와 계란찜, 새콤한 맛이 일품인 비빔국수 등이 상이 가득 찰 정도로 차려져 눈길을 사로잡는다.

주인장 최은숙(58·여)씨는 “내 가족이 음식을 먹는다는 생각으로 가게를 운영한다”며 “깨끗하게 비워진 빈 그릇을 볼 때가 가장 보람 있다”라고 말했다. 

남도일보/김다란 기자